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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반도체 빼면 속빈강정 수출 품목 다변화해야
분류 무역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8-20
조회수 109
평균의 함정이라는 말이 있다. 평균은 흔하게 사용되는 통계적 개념이다. 익숙한 개념이지만 맹신하면 사람들이 현실을 올바로 바라보는 데 방해가 된다.

임금을 예로 들면 근로자 소득을 평가할 때 평균 임금뿐 아니라 얼마나 고르게 임금이 분포해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대부분의 근로자 소득이 정체 혹은 줄어들더라도 고임금 근로자 일부의 소득이 크게 늘어나면 전체 임금은 증가할 수 있는 식이다. 이처럼 경제 현상을 살펴보다 보면 평균보다는 분포가 더 중요한 경우가 많다.

수출 역시 평균과 분포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수출 증가율은 2017년 15.8%를 기록했고 올 상반기 6.6%로 양호한 모습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수출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나가며 세계 5대 수출 강국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내수가 부진했음에도 3.1%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수출의 힘이 컸다.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어떨까?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12.6%에서 2017년에 17.1%로 늘더니 올해는 20.6%로 급증했다. 즉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 중 약 5분의 1이 반도체다. 반도체를 제외하고 2018년 상반기 수출 증가율을 계산해보면 전년 동기 대비 0.01%로 제자리걸음이다.

지역별로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3대 수출 시장인 중국, 미국, 베트남 비중을 따져보면 무려 45.7%다.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국내 수출을 보면 몇 가지 걱정이 앞선다.

우선 국내 경제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다. 무역 의존도가 높고 수출 다변화가 이뤄지지 못한 나라일수록 경제 호황과 불황의 진폭이 크다. 한국 무역 의존도는 68.8%로 주요국 대비 높은 편이고 최근 수출 집중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수요가 감소하면 한국 경제는 다른 나라보다 부정적인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특정 산업 경기 사이클에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방향성이 좌우될 가능성도 높다. 반도체 산업은 여전히 호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까지는 세계 반도체 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2019년 이후부터는 반도체 전방산업인 IT 제품의 수요 둔화, 중국의 본격적인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 확대로 국내 수출이 크게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집중된 수출구조로 나타나는 기업 간 격차 확대 역시 우려된다. 국내 수출을 견인하는 반도체, 석유화학 등은 자본집약적 산업으로 진입장벽이 높아 중소기업이 신규 진입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어렵다. 특정 상품 수출 확대로 나타난 이윤 확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차별적인 경영 실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구조는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 문제에도 취약하다. 우리나라는 미국, 중국 등 일부 지역에 치우친 수출 시장을 갖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37.6%를 점유하는 국내 수출구조상 향후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장기화되면 이는 국내 수출의 가장 큰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편중된 수출구조가 가진 국내 경제의 취약성을 인식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경제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수출 품목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반도체처럼 앞으로 우리나라 수출의 방향성을 좌우할 품목에 대해서는 수요 변화 예측을 위한 모니터링도 강화해야 한다. 신흥시장·신산업 발굴에도 노력을 기울여 특정 품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외부 환경 변화에 대한 완충 능력을 강화해나가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72호 (2018.08.22~08.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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